…
인류는 아무래도 종말을 맞이해버린 것 같습니다.
당신은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는, 지고천거리의 한 벤치에 앉아있습니다.
곳곳에 벤치에 놓인 주인 모를 물건이 있고,
주인은커녕 인기척이 없다 못해 멸종했습니다.
참 우습죠.
그저 잠들었다가 일어났을 뿐입니다.
세계란 한 순간에 멸망해버리고 마는 것이었군요.
이곳은 당신과, 당신의 주인인 바스루틸이 함께 지내는 집 근처입니다.
바스루틸은 식료품을 구하러 간다고 했습니다.
금방 돌아오겠죠. 당신은 대신 도마뱀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까악, 까악,
까마귀가 울면서 지나갔습니다.
그러고보니 벌써 저녁 시간이 다가오는 군요.
저벅, 저벅,
발소리가 나고, 바스루틸이 돌아옵니다.


어떻게 종말이 찾아왔는지, 그 당시의 일을 떠올려봅니다.

사라져 있었던 것이죠.
사람들을 절망에 빠뜨렸던 종말 현상이 이렇게 조용히 사라질 일이 없습니다. 하지만…



"성과는 어땠습니까? 제가 다녀와도 될 텐데요."

다른 요리를 해도 괜찮은, 범용성 있는 재료가 있네요.


그러면서 단백질 덩어리 다섯을 봅니다.

"앗… 그러면 안 되지!"


"알겠어. 이때까지 그런 일은 없었지만… 흐흐."

바로 요리하는 게 좋겠지.

"요리는 맡겨도 될까?"
주방쪽으로 가서 빈 자리에 식재료 봉투를 내려 놓아요.



"과거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거나, 우주를 살핀다거나."

"나도, 많이 답답한 상태야. 왜 이렇게 되어버렸는지 궁금하고… 이유를 찾고 싶고. 하지만, 종말에서 이 별을 지키기 위해 나도 고생했는걸. 너도 잘 알다시피."
"조금은 쉬었다가 해도 괜찮지… … 않을까?"
마지막 말은 조금 조심스럽게 말합니다.

"현명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그래요, 아직은…… 됐습니다."

그와중에 달려드는 도마뱀들을 보고 난처해합니다. "아… 얘들아, 잠깐만…!"

반쯤은 포기하듯 생으로 된 식재료를 그대로 식탁에 둡니다.


가죽 속에 뼈가 우두둑 끊어지는 소리를 내며 생닭을 잡아뜯습니다.
"드실 수 있지요?"

"번거로우면 내가 할테니 도마뱀들하고 놀고 있을래?"
웃으며 다가온 후 프레이가 쥐고 있던 닭이나 재료들을 정리하면서 요리할 준비를 합니다.

"그냥 드세요. 생으로."
"당신이 선택한 길은 협소하고 폭이 좁으니."
"우리는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조금은 슬픈 표정을 한 채 벽에 꽂힌 칼을 살살 뽑아요.

"굳은 살이 없는 자는 맨발로 걷는 법을 익혀야 합니다."
"참으로 야속하지요? 그렇습니다. 저만 초조해 하고 있어요."

"…오늘 식재료만 구해온 것도 아니었어."



"혹은…… 당신은 중요한 것을 이미 알고 있거나."

"하루 아침에 이렇게, 사람만 사라진 것 같은 광경에 대해… 내가 어떻게 알 수 있겠어. 오늘도 알아내지 못했는걸."
차분히 반박하면서도 천천히 식재료를 다듬는다.

"당신이 저를 믿지 않는 다는 건 이미 통감했으니까요."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러고 싶다는 걸요.
그동안 집이라도 둘러볼까요?

'이성과 감정, 본능, 자아가 제각기 표리되어 떠도는 그런 모습을 가식이라 여기고 증오해왔다.'
'…….'
복잡한 마음을 안고 도마뱀이 어디있는지 찾아본다.

도마뱀들을 찾아본다… 관찰 판정해주세요 (?)

기준치: | 40/20/8 |
굴림: | 64 |
판정결과: | 실패 |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을 신랄하게 조롱하며 마당으로 향합니다.


안에서 잠갔을 테니 쉽게 열릴 텐데?



덜컹덜컹


문은 잘 열립니다.

거칠게 문을 열고 찬바람을 맞으러 나갑니다.

어둑어둑한 공원에는 가로등이 하나 서 있고, 의자 그네가 바람에 끼익 끼익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런 까마귀의 실루엣을 보고 걷습니다.
그런 생각을 한 그때,
당신의 눈 앞으로 검은 물체가 하나 빠르게 떨어집니다.
꿈틀거리는…
추락하면서 깃털이 뭉개졌습니다.
꼭 잘 만든 접토 인형을 떨어뜨린 꼴이 되었습니다.
방금까지 울던 까마귀인데 이렇게 뭉개지다니.

"기분 나쁘군."
그것을 만지자 물컹한 점토같은 감촉이 느껴집니다.
기분이 나쁘고,
속이 매스꺼운 느낌도 듭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78 |
판정결과: | 실패 |
그때 집의 문이 열립니다.



호다닥 가서 프레이의 손을 잡습니다.
"들어가자. 응?"

"당신은 제가 없는 동안 식료품을 구하고 그 외 다른 일도 다 하고 돌아왔는데 말이죠."


"나갈 때까지만 해도 산책이라도 하냐고 물으셨으면서."



"그러니까… 돌아가자. …집에 같이 있고 싶어."
기준치: | 40/20/8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런 생각을 하면서 강경하게 나오는 네 모습에 고민합니다.
"너무 오래 밖에 있지 말고, 돌아와야 해? 먹을 것도 잘 담아둘게."
그렇게 말하면서 어색한 미소를 짓고 바스루틸은 집으로 돌아갑니다.


흠, 지금은 문지기가 없는 지고천의 입출구로 향합니다.

원래도 그렇게 빡빡히 문을 지키진 않았지만 빠져나가기 더 쉬웠습니다.

이대로 구름 안개거리로 향합니다.
도중에 올라갈 수 있는 곳에 올라 이슈가르드 바깥을 보기도 하고…
서걱서걱, 눈이 밟히는 소리가 예전과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눈길이 끊길 때 즈음
한 때 약속했었던 거대한 성문을 지나,
구름 안개 거리로 왔습니다.

… 구름안개 거리와, 잊힌 기사 주점으로 통하는 문 등 많은 것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많은 것에,
보지 못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주검이 있었던 그 자리에 무언가가 눕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관. 딱 한 개.
관찰 판정을 해주세요~

기준치: | 40/20/8 |
굴림: | 97 |
판정결과: | 대실패 |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 모습입니다.
누구의 관이지? 잘 모르겠지만, 이런 곳에 놓여 있으니
옛날 생각이 나는 것 같네요.
가장 처음 서로를 마주할 수 있었던 그 어느 날 말입니다.

그 관에 들어갈 생각으로 열어봅니다.


추위… 아무래도 좋지만,
"…하지만 불은 잘 들어오는걸."
바스루틸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관을 장작삼아 태우기로 합니다.
무거워서 치울 수는 없을 테니 태워서 해결합니다.
관은 구름 안개 거리에 흔히 타오르고 져버린 것들처럼

불이 붙고 잘 타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관에 이름이 적혀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꼭 누군가가, "너는 죽어, 반드시 죽어." 라고
소름끼치게 중얼거리는 느낌이 듭니다.
이름마저 타오를 때,
따뜻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모닥불로 삼기에 안성맞춤이군요.

바스루틸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원한이 깊은 자는 세계에 넘치도록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적이 관을 준비해놨다 해도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다만 그게 왜 여기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 과거의 시체처럼 바닥에 주저 앉아 벽에 기댑니다.


내 마음을 알아줄 당신이 올 때까지.
여전히 헛소리를 한다면, 나는 그때처럼 또 슬픈 선택을 하게 되겠지.
그렇게 시간을 보냅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낸 후,
바스루틸은 지고천 거리를 헤매다가 이곳으로 옵니다.
비록 따뜻한 것은 없고, 당신에게 필요한 것도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손을 잡고 아무 말 없이 돌아가려 합니다.

축 늘어진 채로 중얼댑니다.

"그래서… 데리러 왔어."




"네가 왜 그러는지 생각해봤어."
"……역시 나한테 문제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고."
"같이 가자. 그리고, 쉬자. 네게는 지금 휴식이 필요해. 이런 곳이 아닌 따뜻한 곳에서."
"그리고 내일 나랑 같이 여길 탐색해보자. 뭐라도 나오길 바라면서…"

기운 없이 일어나며 말합니다.





"맙소사… … 왜 그런 관이 이곳에…"
늦은 밤이라 그런지 더 깊은 생각을 하게 되는 모양입니다.






"내일 찾아볼 것들 중에 그런 인물도 생각해서 찾아보자."

당신에겐 질렸다는 식으로 마음을 죽이며 일어나 걷습니다.

그 뒤를 따라 걷는다. 아마도 집으로 향하겠지.

집으로 돌아가는 중에도 들려오네요.
까마귀의 울음소리가
…
당신이 새벽을 지키는 동안,
희미한 빛과, 역시 희미한 소리가 간지럽히듯 느껴집니다.
가느다란 가락은 아무래도 노래인 것 같습니다.

기준치: | 48/24/9 |
굴림: | 74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은 잠들어 있는 바스루틸을 두고 그 노랫소리를 따라가게 됩니다.
어린 아이의 목소리로 들려오고 있습니다.
노랫소리를 따라가니 어슴프레한 새벽,
대문 주변을 빙빙 돌면서 노래를 하고 있는 어린 아이가 있습니다.

???:안녕, 바스루틸. 잠은 잘 잤어?
어린 아이는 당신을 보고 활짝 웃어줍니다.

???:글쎄. 그런데 어찌된 게 잠을 자고 있는 것처럼 보일까? 너 말이야.
특징을 좀처럼 잡기 어려운 아이는
그 말만 하고 웃는 채로 홀연히 사라집니다.
귀신이라도 본 걸까요? 꿈이라기엔 잠들지도 않았고,
너무 생생하며, 현실이라기엔 현실감이 없습니다.

기준치: | 48/24/9 |
굴림: | 62 |
판정결과: | 실패 |
…
얼마 지나지 않아 동이 틉니다.
날씨도 흐리고, 어쩐지 내내 눈이 올 것만 같네요.
그러던 차에 느껴집니다.
주인이 일어났다는 것을.

오늘은 무엇을 할지 대화하는 것… 필요할까요?
질린다는 느낌이 듭니다.
안으로 들어가보나요?

구속된 듯, 쇠사슬이 끌리는 소리를 내며 성도 대축사, 초코보 대여소로 향합니다.
초코보는 살아있을까.


2 8
이슈가르드 하층, 잊힌 기사 주점으로 향합니다.
상심한 마음으로 터벅터벅 산책

술주정에 정신을 놓는 사람도 없고,
리엘과 시두르구 또한 없습니다.





그렇다면 내 기억의 공백은 최소 그쯤은 되었다는 것.
거짓말쟁이.
이런 자신을 싫어해서 자신을 계속 속이는 꼴이라니.
멀리 내려다볼 생각에 위로 오를까 합니다.
광장을 통해 상층으로 가볼까.



갈론드 사의 직원들의 조크.
'심부름으로 우유 두 개 사와.'
'만약 시장에 달걀이 있으면 6개 사다 줘.'
그렇게 귀가한 갈론드 사의 직원은 우유를 6개 샀다고 한다.
우유를 6 통 운반할 각오로 올라갑니다.

그곳에는 가로등이 하나 서 있습니다. 그리고…
통, 통,
…하고 무언가가 가볍게 튀는 소리가 들립니다.
당신의 발치로 고무공이 하나 굴러옵니다.
그리고 그것을 잡으려는지 어린아이가 뒤따라옵니다.
작은 체구에 까무잡잡한 피, 새하얀 머리카락, 금색의 눈.
그 모든 것에서 기묘함이 느껴집니다.
???:"어? 안녕. 혼자 왔네?"

???:같이 사는 친구하고는 안 온 거야?

???:"마침 잘 됐어, 나도 혼자야!"
약간 천진난만하게 웃어보이다 점점 기묘한 미소로 바뀝니다.
"혹시 그 이야기 알아? 엄청 유명한 이야기야.

???:뱀과 사과와 둘 뿐인 인간.…에엥?"
"유명하잖아! 몰라?"
"학교에서도 가르쳐주는데!"
"혹시 말이야, 알고 싶다면 밤에 와."
"혼자 와야 해!"

그렇게 이야기하고는, 당신이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해도 들은 체도 하지 않습니다. 홀연히 사라집니다.

그런 기묘한 유령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밖에 없는 멸망에. 대체 뭐가 끼어든 걸까요?

정말 기묘한 유령같습니다.
지능 판정 해볼까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11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그러고보니 새벽에 들은 노랫소리의 주인인 것 같습니다.
기묘한 만남이 이어지다니.

자기 혐오로 비어버린 가슴을 짚으며 상층의 시장으로 향합니다.

주인을 잃어버린 가게가 즐비해있습니다.
문이 열리다 만 상자도 있고,
길을 지나가던 것인지 중간에 멈춰져 있는 수레도 있습니다.
방금까지 영업을 하던 중이었던 것처럼 가게마다 불도 켜져 있습니다.

불이 아직도 타고 있다니, 이상하군.

당연하게도 사람이 없지만요.


시장에 전체적으로 드문드문 검은 얼룩이 있는 게 보입니다.
기름일까요?
우유통은… 없다. ㅋ

에러가 난 상태로 도로 나옵니다.
큰일났다.




장기 보관 가능한 건과일이나… 육포가 낫겠군.
아유나르트 저택과 포르탕 저택을 뒤져볼 생각입니다. 조금이라도 품질이 나은 게 있을 거라고 봐서.

안에 들어가면 역시 사람은 없습닌다.
문지기도 없고 하인도, 그 누구도 없어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뭐, 예전부터 그랬던 곳이니까요.

아쉽게 됐습니다.





신선해보이네요.


원하는 식재료를 챙길 수 있었습니다!

응접실에 걸린 포르탕 가의 문장이 그려진 방패를 향해 달걀을 던집니다.

왜!



멋대로 자기 시선으로 쓴 망상 가득한 소설이나.
달걀 두어 개를 벽에 난잡하게 더 던지고 나옵니다.


저택을 태우는 것도 좋겠군.
최후의 보루를 통해 하층으로 내려가려 합니다.
최후의 보루는 이름이 거창하긴 해도 텅 빈 공터에 가깝습니다.
이곳에 쓸쓸하게,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습니다.
나무에 다가가서 보면…
아직 덜 여문 열매가 하나 달려 있습니다.
사과네요.
아이가 했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들고가서 독이 없으면 도마뱀에게 주기로 합니다.
사과를 따서 같이 챙깁니다.


식량이 급하고 두고 갔다간 언제 없어질지 모르는 사과니까.
그래도 도마뱀을 챙기려는 마음에 톡 땁니다.

연금술 만세.


그러고 보니 이걸 딴 이유는 … 돌아가서 도마뱀에게도 주고 같이 추억을 공유하고 싶은 욕심일지도 모릅니다.
돌아가면 남은 계란과 함께 미안하다고 할까.
삶은 계란이니.





자고 있는지, 혹은 집을 비웠는지.
도마뱀이 창가에서 포크댄스를 추는지.

창가에 작게 움직이는 그림자도 보이고요.

마치 소리 없는 것이 스르륵 문을 통과하듯, 조용하게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다녀왔습니다. 무언갈 죽이고 오느라 늦었군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의아해합니다. 대체 무엇을?
"사람…?"

"미안합니다. 제가 지나쳤군요."

프레이를 떠올리며 많은 생각을 하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과해올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해 다른 곳이나 바라보다가 입을 엽니다.
"…산책하면서 조금 진정됐어?"

"잃은 게 많았습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슬픔이 함께 하더군요."

"계란… 가지러 나갈까 고민했었는데. 고마워!"

"그리고…" 하면서 주섬주섬

뭘 하려는 걸까 기다림

아주 붉게 익은 작은 자두를 식탁에 둡니다.
"도마뱀이 과일을 못 먹은 지 제법 되었을 테니까요."

슬 웃으면서 잘 받고는 한입씩 먹을 수 있게 나중에 깎자는 생각을 하면서 냉장고에 넣어둡니다.
"혼자 고생 많았어. 나도 그냥 따라가는 건데…"
"그래도… 네가 혼자 집에 돌아올까 봐 기다리고 있었어."


"사람이 있었다니, 그게 무슨…? 이때까지 안 보였잖아."

"당신과 저를 알더군요. 그리고, 이 이름도."
그러면서 자신의 가슴을 짚습니다.


"가겠습니까?"

"혼자 만나러 오라고 했다면, 내가 같이 있으면… 못 듣는 이야기 아닐까?"
"음…" 고민스러운 듯한 소리를 내면서 생각하다가,

"그리고… 그림자가 독단으로 해야할 일은 아니겠지요."





"그럼 이 이야기는 이렇게 하기로 하고… 피곤하진 않아?"

"밤에 들리는 노랫소리, 유령처럼 사라지는 아이…"
"살아있는 것이라곤 거의 모든 것이 사라진 세계. 긴장을 풀 수 없습니다."

안 자는 쪽으로 곰곰이 생각하는 중.

"제가 쉬기를 원한다면, 에테르를 주는 당신은 반드시 쉬도록 하세요."
대검을 놓고 불침번을 설 준비를 합니다.

"응, 무슨 일 있으면 깨워줘. 아, 도마뱀들이 자두 달라고 하면 내 몫도 줘도 되고. 알았지?"

남은 계란의 운명은 어떻게 될것인가, 생각에 빠지며 바스루틸이 잘 준비를 하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불침번을 서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마음은 거기서 시작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약은 먹었는가, 자가 치유는 했는가. 여러 생각이 드네요.

그렇게 새벽이 다가옵니다.
……
과거의 기억에는 어떨지 몰라도 지금은 어떤가요?
당신은 홀린 듯이 한 곳을 봅니다.
집 안에는 꼭 요정의 빛이나 도깨비 불 같은 것이 하나 둘
날아 들어오고 있습니다.
작은 솜털 같은 빛 조각. 그리고 작은 발소리가 이어집니다.
???:"……그렇지만 할머니, 알을 깨지 않으면 알 속의 새가 죽어버려요."
어린 아이의 노랫소리인빈다.
아이는 검은 무언가를 두고 주위를 빙글빙글 돌고 있네요.
저런 게 집 안에 있었나? 그런 생각이 들면…

이곳은 최후의 보루입니다.
검은 형체가 앙상하게 뻗은 나뭇가지에,
외관은 사과를 닮았네요.
아이가 손을 뻗어 그 열매를 쓰다듬습니다.
???:"왔어? 바스루틸."
"사과는 너희에게 의미가 큰 과일이지?"

???:"나는 너희를 지켜보고 있어."

???:"그나저나 이야기를 또 들었어!

???:선악과를 사과라 부른다면서? 아, 이것부터 말하는 건 이상한가?"

???:"사실 너희가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어!"
"게다가 너희의 상태가 조금 … 앗! 진정해!"
"단 둘이 있는다는 거 좋지 않아? 네가 원했던 거기도 하잖아."

???:"네 상태는 언제부터 그랬던 건지, 그걸 알면 참 재미있을텐데…"
"이름은 나중에 부르는 게 어때? 대신…"
……
아이가 그렇게 말하고 눈을 한번 끔뻑이자
다시 불침번을 서 있었던 집에 있음을 자각합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주인은 잠들어 있습니다.

사과를 준다니 무슨 말일까요? 최후의 보루가 조금 신경 쓰입니다.

어떠한 말도 통하지 않았으니.
일방적인 통보요, 계시 같은 것이겠지.
"나는…"


진의를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방식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방금 일에 대해 진지하게 상의하면, 또 미온적으로 대응하려 들겠지. 당신은 그런 사람이니까.
주인의 상태를 보러 침실로 향합니다.

안색이 여전히 안 좋아보입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그렇게 밝아온 아침
7시가 되자 그가 일어납니다.


"앓는 듯하여 조금 더 쉬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마워. …그런데 무슨 일 있었어?"

"우리가, 제가… 어떤 아이를 만나는 꿈을."

"응, 그 아이가… 혼자 오라고 했던 그 아이였어?"
"아이일 줄은 몰랐네…"


"그 아이를 만났던 장소, 기억해?"

그래도, 역시 이상한 기분.
"아이는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단 둘이 있는다는 거 좋지 않아? 네가 원했던 거기도 하잖아. 라고."


"제노스가 당신의 주변인을 제거하고 둘만 남기듯?"

"혼자 만나러 오라고 했었을 때도 최후의 보루였어?"
"이번엔 꼭 대답을 얻어내자."
"무슨 속셈인지 알아내는 게 좋겠어…!"

"대답은 필요없습니다. 제거해서 원래대로 되돌리죠."



여전히 손을 잡고 있지만 나아지는지는 모르겠다. 반면에 자신은 여전히 안색이 안 좋은 상태.
"나가볼 거지? 빨리 아침 먹을게."


"꿈에서는… 그때 네 뒤에 있어주지 못했어. 그러니까…"
그나저나 자신의 상태는 왜 이런지 생각해봅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심각)

기준치: | 60/30/12 |
굴림: | 61 |
판정결과: | 실패 |
둘이 시무룩

"그러니까 같이 가게 해 줄 거지?"

"약속, 또 지키지 않으면… 아시겠습니까?"




"계란죽, 계란빵, 오믈렛, 수란, 계란볶음밥, 스크램블 에그, 계란조림, 수란…"
이 모든 것을 한 상에 담아내기로 합니다.




"당신의 최후는 제가 정했습니다. 콜레스테롤 과다로."
많은 요리를 하면서도 주변을 계속 경계합니다. 문이 아니더라도 언제 어디서 위험이 다가올지 모르니.





남은건 돌아와서 먹겠다며 냉장고에 넣어둠…




(한 6인분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일찍 가면 습격할 수 있을까요?"

"최대한 빨리 가보자…!"





"서로의 존재를 인지하지 않는 세상에서 그저 마주치지 않고 살아가면 됩니다. 제가 바라는 소망은 그런 고독입니다."

"그걸 알려주자."

"생명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건 오스트라콘 에나와 다를 바 없으니까요."
주변을 경계하며 문을 나섭니다.

지고천 거리에는 빈 주택 부지와 하우징 상가가 있습니다.





"그쪽이 우리를 간절히 원한다면 직접 찾아오지 않겠습니까?"

"편하게 생각해도 괜찮을 것 같아. 우리, 같이 있잖아. 언제든… 내가 엄호할게."

음… 도마뱀 다섯은 챙겼습니다.
투구에 두 마리 넣고, 주머니에 둘, 가슴 품속에 하나.


하우징 상가로 향합니다.
이곳에는 일렬로 가게들이 늘어져 있습니다.
역시 주인은 보이지 않네요.
모두 문을 연 가게였을텐데 말입니다.
관찰 판정을 해봅시다!

*tmi: 황금 주요 재료입니다.
지나는 길에 두리번 경계합니다.
기준치: | 40/20/8 |
굴림: | 89 |
판정결과: | 실패 |

그때,
당신의 머릿속에 영상이 흘러 들어오는 것을 느낍니다.
……

….

그런 영상을 보고 난 뒤 당신의 손에는
은색 총이 쥐여져 있었습니다.
들어있는 탄환은 한 개.
총을 쥔 손에서부터, 무언가가 스멀스멀 기어드는 것이 느껴집니다.
누군가의
이 모든 게 뒤엉켜서,
모든 소리가 한꺼번에 들린다는 게 얼마나 미칠 노릇인지.


기준치: | 47/23/9 |
굴림: | 77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0/30/12 |
굴림: | 5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50/25/10 |
굴림: | 55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은 이 총을 반드시 바스루틸에게서 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바스루틸에게 거부감이 듭니다.
괜히 사소한 반항을 하고 싶어집니다.



"당신은, 알고 있습니까… 제가, 본 것, 을…"

"나는 아무것도 못 봤는데…"

덜덜 떨며 갑자기 생긴 총을 바닥에 떨어트립니다.

"난 못 봤는데 어느 새…! 어떻게 된 거야… 괜찮아?" 그렇게 말하면서 잠깐 포옹해주려 합니다.

이 모든 것이 구역질이 나 털썩 주저 앉고는 숨을 몰아쉽니다.




"하얗게 된 모습, 그렇다면… 자아를 상실하고 제가 없어진다는 뜻이겠죠…"

"우리는 그렇게 안 될 거야. 절대로… 괜찮아…"

고통에 몸부림치며 마음에도 없는 것, 혹은 있더라도 작은 것이 멋대로 부풀려진 부정적인 감정을 토해냅니다.

"너와 함께야. 나는… 언제든…"

날카로운 끝이 부러지고, 금속이 불쾌한 소리를 내며 구부러집니다.
길게 느껴질 시간동안 한참을 그렇게 떨었습니다.

이마를 맞댄 시간이 그만큼 길었다 해도 괜찮습니다. 진정하고, 괜찮아졌다면.
"미안해, 모든 걸 공감해주지 못해서…"
ㅡ

"답을 구하러 갑시다…"


"필요 없습니다."

"응. 그러자. 움직일 수 있겠어?"



어제처럼 이슈가르드 하층, 혹은 창천 거리에 가볼 수 있습니다.











기억 속 살아있는 생명이 신경쓰입니다.
"시간이 얼마 없으니 살아있는지만 보고 오겠습니다."



첨탑 위에는…










'지금 상태에 알맞는 약이 있는가.'

그리고는 기억에 없는, 묘지로 향하는 길을 발견해 그 길을 유심히 봅니다.

"무슨 일입니까?"




"기억과 다른 장소라면 가봅시다."









"먼저 알고 있는 듯한."


묘지라면 삽이 있기 마련입니다. 비슷한 것을 찾아 묘를 파봅니다.







"이 묘지를 만든 자의 악질적인 장난이겠지요."

"차라리 나를 미워해서 장난을 친 거였길…"



"이 검은 흔적… 에 에테르를 조사해보죠."


"늘 당신이 해왔던 거잖습니까?"

그러자 눈을 끔뻑이다가 프레이를 바라보고,
"에테르가 느껴지지 않아. 이상해. …이쪽에서 에테르를 보내도 흡수하기만 해."

"당신의 어두운 감정이 처단된 프레이 미스트의 시신에 흡수되었잖습니까?"
"생을 갈망하는 소망에 의해."
"제가 들어가면 됩니다. 이제 이 모습을 버리고."
"그렇다면 그간 있었던 기억을 더듬어 알아낼 수도 있습니다."

말을 거기까지만 하고 먼저 묘지를 나서려 합니다.



마치 당신의 그림자에 달라붙은 것처럼 네 개의 다리를 바삐 움직입니다.



"미안해. 조금 더 힘을… 낼게."
그렇게 말하면서 이슈가르드 하층 쪽으로 걸어갑니다.

"이대로 최후의 보루로 갑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성 발루아양 광장을 통과해 상층으로 올라가려 합니다.
저벅저벅, 쓸쓸히 이어지는 걸음소리.
가로등이 하나 서 있고 그곳의 의자에 어린 아이가 앉아 있습니다.


???:"안녕. 오늘은 같이 왔네?"
"사과를 따러 왔어? 여기가 아니야."
라고 작게 웃으며 양다리를 그네처럼 앞뒤로 흔들며 느긋하게 앉아있습니다.


???:아무말 없이 혼자 있는 것처럼 시간을 보내기 시작합니다.
물음에 대답도 하지 않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놀라운 코어를 자랑하며 투명 의자에 앉는 건가.

게다가 약간 힘이 부족합니다.
의자를 향해 파이가를 사용합니다.
그러자 의자는 녹아내리거나 부서지면서 형태를 잃습니다.

아이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일어나 피합니다.
???:"사과는 그곳에 있어. 잘 가야 된다?"
그런 말을 태평하게 하며 사라집니다.







"예전 일을 떠올려봅시다. 하이델린은 엘피스의 꽃을 이정표 삼으라고 하였기에, 바나스파티에서 끔찍한 참상을 목격하고도 1세계를 통해 과거로 가는 원동력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과는 그런 것도 아닙니다."
"이정표도 아닌 그저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뿐."





"이변이라고 생각해."
그렇게 말하면서 최후의 보루로 향합니다.

그래도 어깨에 타고 갑니다.
투닥투닥
넓게 트여있는 최후의 보루.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습니다.

검은 가지를 앙상하게 뻗은 이 나무는… 분명히 죽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질적으로 붉은 사과가 딱 하나, 가지 끝에 매달려 있습니다.


"……! 정말 사과가 있어. 이런 나무에 어떻게…?"
나무에 다가가는데 약간 휘청입니다.

그것을 보고는 경계합니다.
"가까이 가지 마세요."
"증세를 보아 당신이 기운이 없는 것도 저게 원인일지도 모르니… 따로 대비를 하는 게 좋겠습니다."
"이를테면 연금술로 만든 영혼수호비늘 같은 대책 말이죠."
"이 모든 것은 우리의 경험을 토대로 조언하는 겁니다."

"… …그런데도, 저건… 필요할 것 같아."
"미안하지만… 갔다와줄래? 저 사과를 가져와줘…"


"시간이… 없는 것… 같은데…"
"…가져가면 안될까? 사과."

"당신은 저 사과를 가까이 할 수록 안색이 나빠보입니다."


"가능성은 낮지만 각종 장서가 있으니 당신을 보호할 지식이 있을지도 모르죠."

"뭐가 있을지도 몰라…"

주인을 부축하며 신학원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기운이 돌아오는지도 안색을 살핍니다.
우선 신학원에 가기 전에는 대성당의 모습이 보이죠.
육중하게 쌓아 올린 이슈가르드 풍의 건물에는 세월의 흔적이 새겨져 있습니다.
내부에 들어가면, 하얗고 조금 부서진 석상이 있습니다. 그런데…
위화감이 느껴집니다.
관찰 판정 해주세요!

기준치: | 40/20/8 |
굴림: | 1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두리번
석상의 주인공은 할로네일 법 합니다. 할로네를 섬기는 국가니까요.
하지만…
석상의 얼굴이 당신의 옆에 있는 바스루틸과 닮았습니다.
아니,

"저 석상이 보입니까?"

석상을 보고 눈에 띄게 당황한 모습.
자신의 모습이 담겨 있는 것에 상당히 놀란 듯합니다.
석상을 발견하고나자 노랫소리가 성당 안에서 들려옵니다.
……

어쩐지 귀에 일렁거리며 울리던 노랫소리가 뚝 끊깁니다.



기준치: | 20/10/4 |
굴림: | 46 |
판정결과: | 실패 |
곰곰
"안에 누군가 노래를 부르나 봅니다. 그 아이의 목소리 같은데 들어가볼까요?"

어린 아이가 부르는 듯한 높은 음역대가, 꺄르르, 웃는 소리가 나고
그때 당신과 바스루틸은 심각한 어지럼증을 느낍니다.


문득 정신을 차리면, 잔디가 메마르고 흙에서 썩은 냄새가 납니다.
석상은 푸르게 부식되었으며
성당은 고대의 유적마냥 무너져 있습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5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은 문득 한 단어를 떠올립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리일까요.
전신에 불쾌감이 돕니다. 썩어가는 것 속에 있으니 같이 썩어버릴 것 같습니다.


기준치: | 42/21/8 |
굴림: | 2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발치에 무언가가 걸렸습니다.
말라비틀어진 썩은 열매.
그 열매가 반으로 톡, 갈라지고…… .
….
다시 보면, 멀쩡히 서 있는 성당과 멀쩡히 서 있는 석상이 있습니다.
그리고 분명히 노랫소리가 들려왔는데 고요해졌습니다.




추적으로 아이의 흔적을 뒤쫓아가봅니다.

멸망의 단편… 그에 대해서 묻고 싶나요?


"그냥 단순히 생각나는 거라면… 있어. 단편이라는 건 짧은 거잖아. 사람을 단편으로 비유해서… 모든 개체에 짧은 멸망의 순간이 한번쯤은 온다… 그런 생각은 들어. … 갑자기 너무 맥락 없는 얘기를 한 것 같네."
멋쩍은듯 웃어버립니다.



"흠."
당신을 종교적 특유의 청빈함을 강조하는 의자에 앉힙니다.
그리고 무릎을 꿇어 조금 위로 올려다보며 시선을 맞춥니다.


"저는 당신을 제가 아는 '당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제가 아는 바스루틸은 꿈을 꾸는 것과 비슷한 상태가 아닐까요?"

"꿈을 꾸는 것과 같은 상태…라."

"현실에선 말이 안 되는 상황이겠지요?"
"꿈이란 건 이렇게 모호하고 인과관계가 맞지 않습니다."


"일종의 이미지, 인상이라 할 수 있겠죠. 어떤 세계가 있다면 이럴 것이다, 라는 것."
"그래서 저는 이 모호함을 허구로 정의하려 합니다."
"그리고 깨어나야하는 것은 당신만이면 충분합니다."
"저는 외부에 드러나지 않아도, 당신의 내면에 늘 있으니까요."

"어떻게 생각해? 만약에 단순히 꿈을 꾸는 게 아니라서, 방어기재가 아이로 나타난 거고, 나를 깨우기 위한 것이라면…"

"일단 가볼까요."



(네 손을 잡아 잠깐 멈춰세운다.)


"사과… … 먹어도 괜찮겠지?"



걸으면서 아까의 가설을 찬찬히 설명합니다.
돌바닥에 챱챱 걷는 도마뱀 같은 발소리를 내며.
"단순히 모호하고, 붕 뜬 것만으로는 꿈이라고 생각하긴 어렵습니다."
"사실 지금도 꿈… 이라고 여기기에는 부족하다고 여깁니다. 뒤나미스로 이룬 세계의 재현, 상상 등… 다양하겠죠. 단지 우리가 아는 원초세계의 현실이 아닌 거라고만 해둡시다."
"이렇게 가설을 다듬게 되는 현상은… 죄식자 같이 하얗고 거대했던 모습."

"성당에는 당신의 석상이 있지요. 할로네가 아닌 당신을 섬기는 것처럼."
"이는 바스루틸이 이 세계의 신이라고 여기는 것과 흡사한 형상입니다."
"본디 죄식자라는 말의 기원을 아십니까?"
"어느 서적에서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책에서 다룬 종교에서 죄식자란 말이 처음 언급되더군요."

"죄식자…"

"그런 죄를 사해야하는 인간은 바닥에 눕습니다. 그리고 가슴에 빵조각을 올립니다."
"그럼 그 빵은 누운 인간의 죄를 빨아들입니다."
"그리고 죄식자라고 하는 직업인이 그 빵을 먹어 죄를 몸에 받아들입니다."
"인간은 매우 이기적이지요? 남의 죄를 대신 다 뒤집어 쓰는 직업이라니."
"그 종교에서는 신은 자신의 분신을 보내 인류가 저지른 죄를 모두 받아 대신 죽었다고 합니다."

"더러운 인간을 구제할 이 비합리적인 순환…"
"인간은 너무 나약하고, 야만적인 존재이기에 신은 죄와 벌을 이렇게 다룬다고 합니다."
"우매한 인간이 알아볼 수 있는 수준으로 말이죠."




"그리고 고대인은 신격으로 승화하기도 했지요."
"이것을, 역사적으로는 신화 시대라고 분류해봅시다."
"신성이 옅어지고, 지금은 신의 존재가 말소하여 인간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금지된 과실을 먹는 죄를 지으면 신에게 벗어난 더러운 인간이 됩니다."
"그런 모순투성이에, 오탁을 뒤집어쓴 인간이 되러 가볼까요?"




나아가지 않을 이유는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다면 드시면 됩니다."

"신처럼 대단한 영웅같은 게 아니라, 한 사람의 평범한 모험가로 말이야."
그렇게 말하면서 프레이와 나란히 최후의 보루쪽으로 향합니다.
"영웅으로 봐도 뭐… 그건 그 사람의 자유지만."


다시 사과가 달려 있는 나무 앞에 도착합니다. 무엇을 하나요?


한 마리씩 왜 불렀냐며 서성거립니다.

작은 나이프를 꺼내고 사과를 땁니다.

당신은 붉은 사과를 땁니다.



그리고 마지막 큰 조각을 바스루틸에게 내밉니다.
"상상은 자유라고 했던 당신의 말을 인용하겠습니다."
"입으로 먹여드려야 합니까?"

도마뱀들이 서로의 것을 노리지 않도록 잘 나눠주고
….
사과를 먹자,
바스루틸이 구역질을 하기 시작합니다.
허파나 심장을 뱉을 것처럼 기침을 동반합니다.


"체하지 않도록 드십시오."
사과를 먹은 바스루틸을 본 당신은 발견합니다.
바스루틸의 입과 눈, 귀에서 가느다랗게 흘러나오는, 새하얀 액체를.
액체는 흘러 나와 작은 웅덩이를 이루다가,

알. 알을 깨지 않으면…
(뿔로 정정)

어떻게 할까요?


톡톡
그렇게 반짝이던 알은, 그 아름다움이 허망할 만큼
간단하게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새하얀 잔해가 깨진 유리처럼 빛나면서 내려앉았고…
괴로워하던 바스루틸이 아직은 머리가 아픈 표정을 하고서
당신을 바라봅니다.
둘 사이의 시선이 교차하거나, 짧은 단말마가 오갈 정도의 시간만을 남겨두고서,
모래성이 무너지는 소리가 납니다.
발을 딛은 세상은 고작 모래성.
모래시계에서 흘러가는 모래처럼 빠르게 흘러내리는 것들 속에서,
우리만이 남았습니다.
둘은 동시에 직감합니다.
눈을 뜰 수 있따면 다른 곳일 거라는 것을.
서서히 가라앉는 어둠 속에서 두 사람이 손을 맞잡는 감촉만이 남습니다.
…….
…
얼마나 오래 잔 걸까요.
당신의 주인, 바스루틸은 일어나자마자 몰려오는 두통에 고통을 받습니다.
팔에 무언가가 감겨 있습니다.
여기는…
병실입니다.
팔에는 링거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환자에 대한 사명으로 달려온 의사가 상황을 설명해줍니다.


당신의 주인은 어느 날,
복부를 감싸면서 쓰러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의식을 잃었다고요.
원인도 알 수 없어 손 놓고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고 이야기해 줍니다.

프레이의 말대로,
우리는 우리의 세계로 돌아온 모양입니다.
딱 하나 걸리는 것이 있따면,
마지막 순간에 어디론가 혜성처럼 날아가던 알의 조각이 있었다는 것정도.
조만간 배를 열어 상태를 볼거라고 합니다.
그때를 위해 지금은 의식을 찾은 기념으로 쉬어야겠네요.
묘비에 적힌 이름의 주인들도 언젠가 찾아올 것입니다.

ㅡ

오컬트 1d4 상승
이성 + 1d20

기준치: | 40/20/8 |
굴림: | 51 |
판정결과: | 실패 |
4
기준치: | 50/25/10 |
굴림: | 78 |
판정결과: | 실패 |
2